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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 산은 이미 겨울이다.

    원종민
    원종민

    우리나라를 금수강산이라고 하는 것은 가을 산의 아름다움을 두고 한 말입니다. 단풍이 절정인 가을 산은 등산을 더욱 즐겁게 합니다.

    하지만 가을 등산을 안전하게 즐기려면 이며 겨울이라 생각하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기온감률,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 저하, 평지의 기상 예보보다 심각한 산악 기상을 고려해야 합니다. 산의 높이와 선택한 코스의 길이, 난이도, 소요시간도 중요한 고려사항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잘 모른다면 가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높은 산은 평지보다 더 춥고 기상변화가 심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이는 기온감률과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 저하 때문입니다. 기온감률은 고도 상승에 따른 온도의 변화율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높이 올라갈수록 따뜻한 지표로부터 멀어지며 기온이 내려가는 현상으로 맑은 날에 100m 고도가 높아질 때마다 1.0℃씩 온도가 낮아지고, 흐린 날에는 0.5℃씩 낮아지게 됩니다.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 저하는 바람이 불 때 우리 몸에서 온기를 뺏어가 체온이 저하되는 것으로 초속 1m의 속도가 불 때 체감온도는 약 1.6℃씩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해발 1,708m 설악산 정상 대청봉은 가을에 바람이 초속 5m로 불고 있습니다.  맑은 씨의 대청봉에서 내려다보이는 속초의 기온이 15℃일 때, 대청봉 정상의 기온은 기온감률에 의해 속초보다 약 17℃가 낮아 기온이 영하 2℃가 됩니다. 여기에 바람에 의한 체감온도 저하를 고려하면, 우리가 느끼는 기온은 8℃를 더 빼서 영하 10℃정도가 됩니다. 체감 온도가 속초와는 무려 25℃의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년 10월이 되면 대청봉 정상에서 첫 얼음이 얼었다는 뉴스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온 차이로 인해 가을철 조난 사망 사례는 저체온증이 가장 많습니다. 쉽게 얘기해서 산에서 못 내려오고 추위에 떨다가 목숨을 잃은 것입니다. 조난자들도 가을 산의 추위에 대비해 어느 정도 옷을 준비했을 것이지만, 산에서 그 예상을 넘는 혹독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이미 겨울이 시작된 가을 등산에서 꼭 갖추어야 필수 장비 10가지를 소개합니다.

     

    1. 등산복

    • 첫 번째 레이어 : 시원한 가을이라도 열심히 올라갈 때는 여름처럼 덥습니다. 땀을 잘 흡수하고 잘 마르는 소재의 속옷과 함께 반팔이나 얇은 긴팔 셔츠를 입니다.
    • 두 번째 레이어 : 보온 기능을 하는 옷입니다. 기모가 있고, 신축성이 있는 플리스 소재가 좋습니다. 양털처럼 너무 과다한 기모는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습니다. 이미 겨울인 가을 산에서는 보온 옷을 2개 이상 준비 하는 것도 좋습니다.추가의 보온 옷은 오리털 패딩이 좋습니다. 패딩은 너무 두툼하거나 부피가 크면 안됩니다. 세 번째 레이어인 방수, 방풍, 투습 자켓 안에 입어야 하기 때문에 복원력이 우수한 오리털이나 거위털 패딩 좋습니다. .
    • 세 번째 레이어 : 비, 바람, 눈을 차단하여 신체를 보호해 주는 옷으로 방수 또는 바람막이 자켓 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세 번째 레이어는 보온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므로 두껍거나 무거울 필요가 없습니다. 홑겹의 원단으로 가볍고 심플한 디자인이 휴대할 때 부피와 무게를 적게 합니다. 고어텍스와 같이 방수. 방풍. 투습 기능을 동시에 갖춘 원단으로 만든 소재의 자켓이 좋습니다.

    등산복2(원 사이트) 

    (사진출처= one.gore-tex)

     

    • 보온장갑 : 신축성이 좋은 플리스 소재의 장갑이 좋습니다. 보온이 필요할 때만 착용하고, 평상시에는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장갑2(원 스토어)

    (사진출처= one.gore-tex)

     

    • 머리보온 : 신체 중 가장 많은 열손실이 발생하는 곳이 머리 입니다. 머리를 보온하는 장비는 바라클라바가 가장 우수합니다. 바라클라바는 크림반도 바라클라바 지방 사람들이 습한 흑해연안의 추위를 이기기 위해 눈만 나오도록 복면처럼 뒤집어쓰는 양털 모자를 사용하는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요즈음은 신축성이 좋은 플리스 소재의 바라클라바가 착용감이 좋습니다. 예상치 못한 추위를 만났을 때, 바라클라바는 두툼한 옷보다 더 체온유지에 효과적이고, 대용으로 버프라고도 불리는 멀티스카프도 효과적입니다.

    (사진출처=shutterstock)

     

    2. 등산화

    산의 높이와 지형적 특징, 코스의 길이,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적절한 등산화를 착용합니다.

     

    등산화(원사이트)

    (사진출처= one.gore-tex)

     

    3. 배낭

    충분한 식량, 보온옷, 장비들을 휴대하기 적당한 30L 이상의 넉넉한 크기의 배낭을 선택합니다.

     

    (사진출처=shutterstock)

     

    4. 식량

    신체의 탄수화물 저장 능력은 2%이며, 시간으로 환산했을 때 불과 1시간 30분이면 모두 소진됩니다.

    따라서 산행을 시작한 지 1시간 정도 지나면 혈액 속에 저장되어 있던 혈당이 떨어지며, 탈진되기 때문에 안전한 등산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을 보충할 수 있는 충분한 행동식과 비상식을 준비해야 합니다.[1]

    (사진출처=shutterstock)

     

    5.

    운동 중에는 갈증을 못 느끼도록 진화되었습니다. 하루 등산에 물은 최소한 1.5리터 이상 섭취해야 합니다. 더위가 심하지 않은 선선한 날씨에도 물을 자주 마셔야 합니다.

    생수병

    (사진출처=shutterstock)

     

    6. GPS 앱(지도와 나침반)

    산에서는 지도를 보고 목적지를 찾아 갈 수 있어야 합니다. 스마트폰의 GPS앱은 지도와 나침반의 기능을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산악구조요청시 스마트폰의 경위도 좌표 값으로 구조대에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자신의 위치가 나타난 지도앱의 화면을 캡쳐하여 구조대의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것 입니다.

     

    나침반

    (사진출처=shutterstock)

     

    7. 헤드램프

    당일 등산이라도 반드시 헤드램프를 휴대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조난사례에서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어둠입니다.

     

    헤드램프

    (사진출처=shutterstock)

     

    8. 응급처치 약품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응급처치 물품은 탄력 붕대와 1회용 밴드입니다.

     

    탄력붕대

    (사진출처=shutterstock)

     

    9. 비상시에 대피처를 만들 수 있는 것

    얇은 은박 시트는 몸이 젖은 처체온증환자를 보호하고, 비바람, 눈보라를 막아줍니다.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예상하지 못한 조난 상황에서 생존 장비가 될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shutterstock)

    이 밖에 많은 등산장비들이 있지만, 조난상황에서 생존에 꼭 필요한 장비인가를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생존에 필요한 장비는 휴대하지 않고, 불필요한 장비를 많이 휴대하게 되면 체력 손실이 가중되고 산행 시간 지체될 수 있습니다. 가을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안전한 산행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1] 똑똑한 등산(김성기 지음, 하서출판사)

    원종민 원종민

    원종민

    1989년부터 코오롱등산학교 강사를 시작하여 30여 년 동안 코오롱등산학교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외에서 많은 등반활동도 하였지만 등산 교육에 더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여 국내 최고의 명성을 지닌 등산 교육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TV와 라디오 및 등산잡지, 신문, 인터넷 동영상 등을 통해 올바른 등산 기술을 알기 쉽게 전파해왔습니다. 현재는 코오롱등산학교 강사로 활동하며 저서로는 암벽등반의 세계, 산에서 읽는 등산책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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