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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고어 프로젝트] EP.2 Let’s Go Dolomite, Team Gore, 돌로미티 원정 등반, 훈련만이 살길이다.

    Team Gore
    Team Gore

     

    등력 20년이지만 암장에서는 초보딱지를 면치 못해 암린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붙어버린 고어코리아 ‘김노원 이사’를 위해 특훈에 돌입한 팀고어. 올해 초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의 성패는 체력이 부족한 대원들을 함께 이끌고 성공적으로 돌로미티를 등반 하는 것. 팀원들에게 짐이 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트레일 러닝은 물론, 주말을 반납한 암장 등반까지 끊임없는 훈련으로 원정 등반을 준비했던 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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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로미티 별거 아니야. 그냥 인수봉 가듯 가면 되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운동하면 돼. 별거 없어. 쉬워” “제가 지금까지 한 게 너무 없어서 걱정이에요. 등반은 간간히 했지만 등반을 하기 위해서 따로 운동을 해본적도 없고요. 그리고 팀에서 제가 가장 무겁고요. 아무튼 제가 구멍이에요. 대장님! 그래도 저 버리시면 안돼요.” 

     

      2024년 3월, 봄이 오면서 돌로미티 원정 일정도 점점 다가왔다. 3월말 팀고어의 돌로미티 원정 오리엔테이션을 강화도 아만바히 암장에서 운동과 캠핑을 하기로 했다. 팀을 꾸리고 첫번째 모임이다.  

     <아만바히 암장에서>

     

    아직은 그저 신나고 설레는 시간 

      원정팀을 꾸리고 산장과 항공권, 렌터카, 호텔과 같은 큼직한 것들의 예약을 마치고 나니조금씩 원정이라는 것이 몸에 감겼다. 이제 정말 돌로미티에 갈 수 있다. 아니 가야만 한다. 걱정과 설렘으로 시작한 팀고어 첫 번째 오리엔테이션은 캠핑과 운동을 함께 할 수 있는 강화도 아만바히 암장으로 정했다. 아직은 바위가 차가울 때지만 가는 날이 잔칫날인가. 날씨가 너무 좋고 바위 온도도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훈련 보다는 자일파트너와의 호흡을 체크하고 팀워크를 다지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운동을 마치고 팀고어의 쉐프인 김창구 대원이 구워 주는 등갈비에 술 한잔, 최원일 대장이 들려주는 돌로미티 이야기에 또 한 잔을 기울이며 밤이 새는 줄 모르게 흠뻑 빠져든다. 최원일 대장은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등반에 관련된 것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매우 섬세하게 기억을 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어로 된 돌로미티 루트 역시 세세하게 기억을 하는 것을 보고 관심과 열정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끼며 원정 대원으로서 다시 한번 뿌듯함과 안도감을 느낀다..  

    <아만바히 암장 훈련>

     

    실패로 끝난 첫 번째 합동 훈련, 강촌 조각상 리지 

    벌써 4월이다. 첫 합동 훈련지로 강촌의 조각상 리지를 갔다. 조각상 릿지는 총 4피치로 짧지만 난이도가 5.10b ~5.11a로 쉽지 않은 루트다. 리지 라기 보다는 벽(wall)등반에 가깝다. 첫번째 피치부터 오버행이다. “여기 바위질이 거의 돌로미티와 비슷해. 돌로미티 바위가 딱 이런 느낌이거든. 아주 좋네. 오늘 훈련지 아주 잘 골랐어. ” 

    멀티 등반 시스템은 선등이 등반을 하고 나면 1피치 확보점에 자기 확보를 한 뒤 뒤에 오는 등반자 후등 빌레이를 본다. 두 번째가 세 번째를 세 번째가 네 번째 등반자 빌레이를 보는 시스템이다. 1피치 등반을 하고 확보를 한 뒤 세 번째 등반자인 김노원 대원의 빌레이를 보는데 염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한달 전 오리엔테이션때 이 코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다. 쉽지 않은 코스니까 운동 하고 체중을 줄여야 수월하다고 했지만 20년 경력의 암린이 김노원 대원은 자신 있어 했다. 선등도 아니고 후등으로 가는데 잘 올라 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절대 만만한 루트가 아니다. 1피치 시작부터 바위는 약간의 오버행으로 홀드 또한 흘러 내리는 형태라 손가락 힘과 코어, 밸런스가 동시에 요구되는 루트다. 그런 등반을 많이 해보지 않은 김노원 대원에게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올라와봐요.” 어떻하든 올라 오려는 김노원 대원을 당겨 올리던 최 대장이 한 마디 한다. “틀렸어. 힘이 다 빠졌어. 하강!” 유머러스 하고 유쾌한 김노원 대원의 얼굴이 복잡하다. “오늘은 여기 1피치만 죽어라 연습!” 

    <강촌 조각상리지 훈련>

      원정은 기본적으로 체력과의 싸움이다. 우리가 등반할 돌로미티 트리치메 치마그란데 디보나 칸테(DIBONA KANTE)는 600m 높이에 18피치다. 예상 등반 시간도 10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본다. 벽(wall)에서 비박을 할 계획은 없지만 아무도 예측할 수는 없다. 한국의 화강암과는 다른 암질에 피치 길이도 길고 낙석도 있다. 600m를 올라가려면 선등도, 후등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선등이 더 많은 체력과 실력, 정신력을 필요로 한다.) 따라서 체력 훈련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훈련은 심폐 지구력 훈련, 인터벌 훈련, 자연암장 트레이닝으로 구성을 하였고 그 외에는 각자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여 개인 훈련을 하기로 했다.  

     

     <치마그란데 개념도 사진 책자>

    김노원 이사와 나는(필자) 주 1회 트레일 러닝으로 심폐 지구력 훈련을 하고, 주 2회 실내 클라이밍 센터에서 지구력 인터벌 훈련과 리드 클라이밍 훈련을 했다. 스포츠 클라이밍을 거의 해보지 않은 김노원 이사는 훈련이 곧 원정이나 다름없었다. 인터벌 트레이닝은 힘들고 지루하다. 인공 홀드를 잡는 손은 아리고 얼마 매달리지 않았는데도 전완근에 펌핑이 온다. 그래도 달리 방법이 없다. 이 방법이 가장 빨리 가장 확실히 실력을 끌어 올려준다. 지구력 인터벌 훈련과 리드 클라이밍 훈련을 하면서 더디지만 조금씩 성장해가는 김노원 대원을 보면서 참으로 정직한 운동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첫 번째 훈련에서 신고식을 단단히 치른 만큼 김노원 대원은 팀에 민폐가 되는 대원이 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훈련에 임한다고 한다.  

    <리드 클라이밍, 인터벌 훈련>

     

      “고프로님. 살살 좀 해주세요. 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가 10년전에 하강도 가르쳐주었잖아요. 잘 좀 봐주세요. 정말이지 힘이 1도 없습니다. “ “네 알겠어요. 일단 한 번만 더 올라갔다 오고 쉬세요. 출발~” 

     

      등산학교 일정을 소화하고 두 달 만에 합류한 최원일 대장과 팀원들이 모여 합동 훈련을 한다. 오늘은 최원일 대장과 김창구 대원이 루트를 만든 삼성산 인클 암장이다. 인클 암장은 초보 클라이머가 하기에는 어려운 루트들이 많아 조금은 한가(?)한 암장이다. 우리가 훈련을 하기에는 최적인 곳이기도 하다. 늘 하는 것이지만 장비 착용부터 안전벨트에 매듭을 완전히 할 때까지는 대화를 삼가하고 집중을 해야 한다. 매우 중요한 순간이다. 등반을 하기전에 서로 크로스 체크를 하고 출발 구호와 함께 등반을 시작한다. 인터벌 트레이닝을 열심히 한 효과가 보인다. 물론 어려운 구간에서는 여지 없이 추락을 하지만 약한 부분은 조금 더 트레이닝을 하면 되니까 서로 용기를 북돋아준다.  

    <인클암장>

     

     긴급 처방 원포인트 레슨 일타 강사와 함께 훈련 

      삼성산 인클 암장 훈련을 한 뒤 김노원 대원이 일타 강사를 섭외했다며 수리산 매바위 암장을 가자고 한다. 그곳에서 등반 무브와 오버행, 크랙 등반 등 파워가 필요한 훈련을 하고 싶다고 했다. 좋은 자세다. 지금 내가 부족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파고드는 자세가 아주 마음에 든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매바위다. 갑시다 매바위. 

     

     

    지금 필요한 건 파워! 수리산 매바위 암장 

      원정 출발이 이제 한달도 남지 않았다. 팀고어의 마지막 훈련은 수리산 매바위로 정했다. 원래는 설악산 1박2일 등반을 할 예정이었으나 장마 기간이라 들었다 놨다 한다.  

    <매바위 훈련>

     

      드디어 내일이면 출국이다. 우리 원정 갈까요 라는 한 마디에 두 말 않고 가자고를 외친 팀고어 대원들. 원정 결정이 이렇게 쉬운 것이었나. 아니면 다들 내가 원정이라는 공을 쏘아 올리길 기다렸나. 1년 전에 쏘아 올린 돌로미티, 1년이 지난 내일, 드디어 그 공을 받으러 간다. 최원일 대장은 출국에 앞서 각자 잘 하는 것 하면 된다고 했다. 이제부터는 돌로미티를 즐길 시간이다. 태어난 김에 세계 일주는 못해도 나, 우리 돌로미티 암벽 등반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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